[이화순의 아트&컬처] 김지희의 '실드 스마일', 일본 공립 박물관 매료시킨 비결은 ‘문화적 공감’
-한국 현대미술의 아이콘 김지희, 일본 규슈 군립박물관서 첫 개인전 성황리 개막 - NHK·아사히 등 일본 10여 개 채널 집중 보도 ... 정재계 인사 100여 명 참석해 ‘국빈급’ 예우 -35m 초대형 잉어 퍼포먼스와 어린이 소통 통해 ‘욕망’ 넘어선 ‘도약’의 언어 제시 -K-아트 해외 진출-철저한 현지화와 전략적 브랜딩 전략...홍콩·대만·사우디 이어 일본서도 통했다
일본 규슈 군립박물관에서 열린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일본 문화의 상징인 ‘잉어’를 매개로 한 단계 더 진화한 서사를 선보였다. 전시의 메인 작품 속 잉어는 욕망과 존재, 그리고 삶의 찬란함을 탐구해온 작가의 기존 연작과 깊이 맞닿아 있으면서도, 변화와 상승이라는 새로운 도약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번 전시에는 50여 점의 최신작과 더불어 작가의 작업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생애관’이 별도로 구성되었다. 초등학생 시절 그린 삐에로 그림부터 현재의 화려한 채색화에 이르기까지, 김지희라는 한 예술가의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확장되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100명 어린이와 잉어의 몸통을 지나다
변화와 도약의 의식이번 전시의 백미는 일본 최고의 무용가 우메가와의 안내로 진행된 개막식 퍼포먼스였다. 작가의 작품 속 안경 패턴을 그대로 입은 거대 잉어 구조물을 김지희 작가와 100여 명의 규슈 지역 유치원 어린이들이 함께 통과하는 장관이 연출되었다. 규슈 지역 유치원들의 전폭적인 협조로 제복을 입고 참석한 어린이들은 이번 퍼포먼스의 주인공이었다. 잉어의 몸통을 통과하는 행위는 작품이 지향하는 '변화와 상승'을 은유한다. 특히 성장의 가능성이 가장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는 '어린이'라는 존재를 통해 변화와 도약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이 의식은, 일본 NHK를 비롯한 10여 개 주요 뉴스 채널을 통해 일본 전역에 중계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4월 28일 개막식에는 구스마치 의장, 오이타현 진흥국장, 주일 대한민국 총영사 등 100여 명의 정재계 인사가 참석해 국빈급 예우를 갖췄다.
작가는 미술관 밖에서도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일본 공립 학교와 유치원을 방문해 아이들이 'Sealed Smile' 이미지 위에 각자의 꿈을 그려보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직접 실천했다. 50여 점의 작품과 함께 작가의 초등학생 시절 그림부터 전 생애를 조망하는 '생애관'이 마련된 이번 전시는 5월 31일까지 규슈 군립박물관에서 이어진다.
김지희의 안경은 시선을 차단하는 도구인 동시에, 세계를 향한 가장 적극적인 소통의 창이다. 이번 규슈 전시에서 보여준 ‘잉어 통과 의례’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성장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시킨 지점이라 평가할 만하다.
아시아 여성 아티스트로서 이미지가 소비되는 방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김지희. 그녀의 이번 일본 개인전은 회화의 전통적 미감과 현대적 담론을 조화롭게 연결하며, 동아시아의 보편적 정서에 깊은 울림을 남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