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적인 요소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욕망과 존재 문제를 꾸준히 고찰하고 질문을 던지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지난 2008년 첫 개인전 <포장된 미소 (Sealed Smile)>를 시작으로 어느덧 11년째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김지희 작가(34)는 본인의 작품관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작가는 현재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안녕하신가영>展에서도 자신의 작품인 ‘포장된 미소’ 를 선보이며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작품에 그려진 인물은 화려한 색채와 각종 장신구로 치장됐으나 커다란 선글라스로 눈이 가려져있으며 입에는 교정기가 착용됐다.
자신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없어 큰 선글라스 속에 숨어 진짜 모습을 감추고 보편적인 기준에 맞추고자 교정기로 스스로를 억압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김 작가는 현대인이 타인에 의해 규정된 자신과 스스로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드러내는 내면의 불안함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이처럼 욕망과 존재에 대한 고찰은 ‘자유의 여신상’ 이라는 작품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 작품은 인물 조각상에 ‘Freedom is not free’ 라는 문구가 눈에 띄게 새겨진 청바지를 입혔다.
지난 2016년 김 작가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단체인 ‘Link’에 소속된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북한이탈주민에게 관심을 갖게 되며 자유의 여신상 제작에 들어갔다.
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 제작한 이번 작품은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의 세상인 북한’, ‘그 곳에서 자유를 꿈꾸고 희망과 목표를 갖고 살아온 이들의 조명’ 등을 생각하며 만들었다.
“자유는 공기같다” 라는 김 작가의 말처럼 이번 작품도 자유라는 인간의 욕망을 다시 한번 조명해 더욱 의미 깊다는 평이다.
김 작가의 이 같은 작품세계는 어린 시절 미술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자기 계발에서 시작됐다.
중학생 시절 장 클로드 모네의 작품 ‘생 라자르 역’을 보고 화가를 꿈꾸게 된 그는 예고 진학 후 동양화를 접하게 됐다.
먹의 자연스런 선 형성이라는 외적 요소와 내적 요소인 관념적 성향이 버무려진 동양화는 그의 취향과 일치했고 대학, 대학원 진학 후엔 꾸준히 국내ㆍ외에서 ‘군중 속의 고독’, ‘내면과 외면의 소통’ 등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활동을 해왔다.
올해도 오는 3월 양평 소재 구하우스 미술관에서의 단체전은 물론 5월에 서울 이태원의 초이스 아트컴퍼니에서 열리는 개인전, 연말 드로잉 전 등을 통해 꾸준한 작품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김 작가는 “욕망과 존재에 대한 질문을 꾸준히 던지면서도 염세주의가 아닌 희망이 내포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며 “이 같은 메시지 전달을 위해 앞으로도 퀄리티 있는 작품활동을 선보이겠다” 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